있고 없고
혼자 보내서 어찌하나 했다
가는 것은 가는 것이나
가고 마는 것은 또 어쩌나 했다
안경을 걸치거나
눌러 쓴 글씨는
자국이라도 남기겠지만
그러겠지만
지나는 것은 지나는 것이라
보이지 않는 것은 애써 덮은 것이라
있고 없고를 떠난 세상으로
또 오지 않을까 했다
찬란을 만들지 않을까 했다.
습습한 눈발이라도
서랍 속으로 뜨겁게 서랍 속으로 내리지 않을까 했다.
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